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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야기

어린이날 지옥에 다녀왔다 [신림 짬뽕의복수]


어제 점심에 전날 마신 술을 해장할겸,

집 앞에 이젠 꽤 유명해진 [짬뽕의복수]라는 집으로 발길을 향했다.

늘 홍합짬뽕을 시켜 먹었지만, 

몇일전, 어떤 커플이 얼큰화끈짬뽕을 시켜 먹으며,우유를 사와서 마시길래 

자칭 매운맛전도사인 나로서는 뭐 이까짓걸로 호들갑인가 라며,

오늘 한번 나도 먹어주지....라고 하며 얼큰화끈짬뽕을 주문했고,

종업원이 "많이 매워요" 라고 말했을때는

여유있게 "네~ 괜찮아요~" 라며 씨익....웃어주었다.


생각해보면, 이때 그냥 포기했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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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이 나오자마자, 얼굴에 매운 향기가 확 와닿았다....

청량고추는 기본이고, 잘게 부서진 태국의 작은 빨간 고추가 한가득....

이거...위험하다....생각이 들었다.

(처음 오픈했을때 한그릇 먹은 기억이 나는데
그때는 그냥 청량고추만 왕창들어있기만 하고, 그닥 매운걸 몰랐었는데
이건, 그때 이후로, 복수를 다짐한건지...레벨이 달라졌다.
아니, 일부러 사장님이 사람을 죽이려고 만든것 같다.)

               <신림동 짬뽕의 복수 - 얼큰화끈짬뽕>

             위 사진은 예전 모습의 사진으로 먹을만한 수준이였지만,   <-- 어제 지옥을 본 나로선, 저사진은 우습게 보이는 효과;;
                     어제 먹을땐 차마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다.;;;              



정말 맵네,우와~ 하며 겨우 면과 국물을 다 마신건 어느 매운집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기까진. 그냥 일반적인 매운맛을 토로하는 뺨때리기전에 스탭밟는정도 일뿐...





문제는 지금부터....

계산을 하고 집으로 걸어오는 도중,
(집까지의 거리는 150m정도임)

- 세번의 헛구역질과

- 2시간 운동한듯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 호흡곤란 증세로 어지러워 비틀비틀 걸으며,

- 힘이 빠져서 걷기가 힘들어 잠시 벽에 기댄것이 4번.

- 심장박동이 지맘대로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며

여기서 쓰러지면 무슨 망신이냐라는 신념으로

겨우겨우 집으로 와서도 (다시한번 말하지만, 집까지의 거리는 겨우 150m정도임)

1시간을 식은땀을 흘리며

앉아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헥~헥~ 거리기만 댔다.

어지럽고, 졸리기까지하는 증세를 느끼며

이렇게 죽을수도 있는건가? 그럴수있을거같아 지금 난.....이라는 공포심까지 들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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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짬뽕 시발로마!!!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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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후, 식은땀과 어지러움 증세는 멈추었지만....

잠들기전까지,

뱃속에 톱니바퀴가 돌아다니고,

에어리언이 내장을 갉아먹는 듯한 고통을 하루종일 느끼며 잠들었고,

오늘 아침이 되서도 화장실에서 후폭풍을 느끼고 있다.




평소 아무리 매운음식도, 계속 찾아가서 먹는 나지만....

이건, 매운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건 괜한 자존심에 억지로 먹을 음식이 못된다.

흔히들 뭐, 이걸 다 먹으면 얼마를 주겠다!! 뭐 이런 내기도 권하지 않는다.

그냥 먹지말아라........라고 추천한다.



내머리속에 확실히 각인된건,

죽어도 다시는 안먹어!!!.........라고 생각한 내생에 최초의 음식










추신:

[짬뽕의복수]라는 곳을 추가적으로 설명하자면
초기 오픈시에는 엄청난 해물량으로 인해,
홍합과 해물을 발라먹고 나면 면이 불어서 못먹을 정도의 푸짐함과,
맛이 일품 이여서 어떤짬뽕을 시켜도 든든했지만,

가격이 많이 오름에 비해, 건더기의 양이 줄고, 맛도 조금씩 변해감에
초창기엔, 언제가도 줄이 길어서 못먹었지만, 지금은
무난하게 들어가서 먹을수있는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난, 주말이면, 어김없이 홍합짬뽕 한그릇으로 해장...잇힝~